가격을 정하는 건 단순히 제품에 숫자를 매기는 일이 아닙니다. 이제 막 창업을 시작했다면 '이 가격이 맞을까? 너무 비싸면 안 팔릴 것 같고, 너무 싸면 남는 게 없는데...'라는 고민을 하게 됩니다. 프라이싱(Pricing)은 이런 고민을 해결하는 핵심 전략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헤르만 지몬의 '프라이싱: 가격이 모든 것이다'에서 배우는 가격 결정의 기술과 의미를 알아보겠습니다.
프라이싱이란
프라이싱(Pricing)은 제품이나 서비스의 가격을 결정하는 과정입니다. 원가에 이윤을 더하는 단순한 방법으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소비자가 제품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경쟁사의 가격은 어떤지, 시장 상황은 어떤지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야 합니다. 쉽게 말해 가격은 그냥 정하는 게 아니라 전략적으로 결정하는 것입니다.
프라이싱의 중요성
많은 창업자들이 가격을 '원가+마진' 공식으로 결정합니다. 하지만, 가격은 수익성, 시장 경쟁력, 소비자 반응까지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수익성이 확 달라집니다:
가격을 5%만 올려도 이익이 50% 증가할 수도 있습니다. 아래와 같은 경우 가격을 100 원에서 105원으로 인상했을 때 판매 수량이 변하지 않는다면 이익은 100원에서 150원으로 50% 상승합니다. (설명을 위해 극단적인 사례를 들었습니다.)
판매 가격 | 100 원 | 105 원 |
판매 수량 | 10 개 | 10 개 |
총 매출 (가격 x 판매 수량) |
1,000 원 | 1,050 원 |
총비용 (고정비 + 총 고정비) |
900 원 | 900 원 |
고정비 | 300 원 | 300 원 |
단위당 변동비 | 60 원 | 60 원 |
총 변동비 (단위당 변동비x판매 수량) |
600 원 | 600 원 |
이익 (총매출 - 총비용) |
100 원 | 150 원 |
브랜드 이미지가 달라집니다:
같은 제품이라도 가격에 따라 "고급 브랜드"로 보일 수도 있고, "저렴한 브랜드"로 인식될 수 있습니다. 가격이 높으면 제품 품질이 좋을 것이라는 고객의 인식이 생길 수 있습니다. 반면, 좋은 제품도 가격이 너무 저렴하면 품질을 의심하게 됩니다.
고객 반응이 달라집니다:
가격과 제품 품질과 일치하면 고객은 그 제품을 신뢰하게 됩니다. 반면, 지나치거나 자주 하는 할인은 제품 정상 가격에 의심을 가지게 합니다.
프라이싱 전략
프라이싱에도 여러 가지 전략이 있습니다. 비즈니스의 목표, 시장 환경, 타깃 고객층 등에 따라 전략을 선택해야 합니다. 또한 단순히 하나의 전략만 사용하지 말고 필요에 따라 조합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저가 전략 (Penetration Pricing)
저가 전략은 빠른 시장 진입 및 고객 확보를 위해 제품이나 서비스를 낮은 가격에 제공하는 전략을 말합니다. 가격에 민감한 고객을 타깃으로 할 때 효과적입니다. 초기 이익률은 낮지만 장기적으로는 높은 시장 점유율과 규모의 경제로 수익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특징:
- 대량 생산 및 판매를 통한 규모의 경제 달성
- 경쟁사의 시장 진입을 어렵게 만듦
- 특정 카테고리에서 하나의 브랜드(기업)만 성공 가능
사례: 이케아(IKEA), 다이소(DAISO)
고가 전략 (Premium Pricing)
고가 전략은 말 그대로 제품이나 서비스의 가격을 높게 책정하는 전략입니다. 높은 가격을 높은 품질이나 고급스러움 또는 독특함으로 연결시키는 방식입니다. 가격 민감도가 낮은 고객층을 대상으로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자 할 때 사용합니다.
특징:
- 높은 가격으로 리미엄 이미지 구축
- 차별화된 품질이나 독특한 기능 강조
- 고객의 브랜드 충성도 확보
사례: 애플(Apple), 삼성(Samsung)
차별화 가격 전략 (Differential Pricing)
고객별로(세그먼트) 동일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다른 가격으로 제공하는 것을 말합니다. 고객 지불 의사나 구매 능력에 따라 가격을 조정하여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특징:
- 고객 세그먼트별 가격 차별화
- 시간, 장소, 구매량 등에 따른 가격 변동
- 수익 극대화를 위한 가격 최적화
사례: 항공사 예약 시점 따른 가격 차별화, 요일별 영화관 가격, 경로 우대 가격 등
심리적 가격 전략 (Psychological Pricing)
소비자의 심리를 활용하여 가격을 설정해 구매를 촉진하는 방법으로 다양한 접근이 가능합니다. 소비자들이 가격을 어떻게 인식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례:
- 가격 끝자리 9 사용: 10,000원 대신 9,900원, 소비자에게 더 저렴하다는 인식을 심어줍니다.
- 번들 가격: 여러 제품을 묶어 하나의 가격으로 제공하여 고객이 더 큰 가치를 느끼게 합니다.
프라이싱의 진짜 의미
프라이싱은 단순한 숫자가 아닙니다. 비즈니스의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프라이싱은 고객 인식의 집합체
프라이싱은 고객이 인지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가치를 돈으로 표현하는 도구입니다. 즉, 고객이 제품에 대한 인식을 이해해야 최적의 프라이싱이 가능합니다. 고객의 인식과 다른 프라이싱을 하게 되면 그 제품이나 서비스는 오래 지속될 수 없습니다.
브랜드 이미지를 만든다:
가격 하나로 브랜드의 가치가 결정될 수도 있습니다. 너무 싸게 팔면 고급 브랜드로 인식되기 어렵게 됩니다.
고객과의 관계를 형성한다:
가격을 잘 설정하면 고객이 충성도를 갖게 됩니다. 가격이 제품의 품질과 일치할 때 고객은 합리적인 거래를 했다고 느끼며 만족합니다. 이는 '이 가격에 이 품질이면 계속 사야지!'라는 생각을 만들어 반복 구매로 이어집니다. 최종적으로 브랜드 충성도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또한, 일관된 가격은 고객에게 신뢰를 줍니다.
지금까지 헤르만 지몬의 '프라이싱: 가격이 모든 것이다'에서 배우는 가격 결정의 기술과 의미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가격은 단순히 '얼마에 팔까?'라는 문제가 아닙니다. 프라이싱을 잘 활용하면 매출도 이미지도 고객 충성도도 좋아집니다. 프라이싱이 사업의 모든 것일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창업에서 성공하기 위해 가격부터 제대로 정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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